안녕하세요! 지식리빌더 입니다
“같은 업종인데 왜 미국 주식은 PER이 30배, 한국은 8배일까..?” 주식좀 해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해보셨을 것 같아요. 단순히 ‘한국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고 하기에는 그배경에는 꽤 복잡한 구조와 시장 성격의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이번 글에선 미국과 한국의 밸류에이션이 왜 이렇게 다른지, 그 이유를 풀어보겠습니다.

1) 투자자들이 기업을 보는 ‘눈’부터 다르다
처음 미국 주식 시장을 접해보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PER이 생각보다 너무 높다는 거에요. 한국에서는 PER 10만 넘어도 비싸다 싶은 분위기인데, 미국에선 PER 30~40도 흔하거든요. 그런데 미국 투자자들 입장에선 그게 당연한데, 왜냐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 건지’를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면에 한국시장은 여전히 단기 수익에 아주 민감한 구조에요. 투자자들은 차트를 보고 매수, 뉴스 보고 매도, 이런 흐름이 아직은 대부분 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업이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시장이 기대하지 않으면 PER이 잘 안 올라갑니다.
그리고 또 하나, 미국은 기관 중심, 한국은 개인 중심이란 것도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 미국에서는 연기금이나 대형 자산운용사가 시장을 리드하고 분석도 철저하게 하고, 밸류에이션도 미래를 반영해서 산정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은 여전히 테마주, 단타 문화가 강해서, 가치 있는 기업이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주주가치’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다르다
미국 기업을 보면, 주주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느껴집니다. 실적이 조금만 남아도 자사주 매입하고, 배당 늘리고, 가이던스도 깔끔하게 제공해줍니다. 이런 걸 보면 기관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저같은 일반 투자자들도 “아, 이 회사는 주주랑 같이 가려는구나” 싶은거에요.
반면 한국 기업은 좀… 다르죠. 여전히 오너 일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많고, 배당도 짜고, 가끔은 “주주? 그냥 지켜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ㅠㅠ 투자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이런 차이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신뢰가 안 생기거든요.
정보 공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은 IR 자료도 많고, CEO 인터뷰, 실적 발표도 꼼꼼하게 챙깁니다. 반면 한국은 정보 비대칭이 심해서 “도대체 이 회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싶은 경우가 많아요. 국내 기업들 실적발표의 경우에도 CEO가 참여하는 곳도 있긴 하지만, 많은 회사들이 재무부문 최고임원이나 관련 사업부문 임원이 나와서 발표를 하죠. 사실 그런 임원들은 회사전체의 전략방향을 결정짓는 인물은 아니거든요.
이런 불투명한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당연히 ‘할인’을 적용해서 기업 가치를 낮게 평가하게 되는 거죠.
3) 산업 구조, 그리고 기대감의 온도 차
미국 주식 시장의 상위 종목을 보면 전부 성장 산업입니다.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듣기만 해도 미래가 보이잖아요. 이런 기업들은 당연히 PER이 높죠. 사람들은 “앞으로 더 벌 거니까” 미리 반영해서 주가에 프리미엄을 줍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떨까요? 여전히 금융, 조선, 철강, 건설 같은 전통 산업의 비중이 높습니다. 성장보다 안정, 혁신보다 관성이 더 강하죠. 물론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도 있지만, 미국처럼 “이 회사가 미래를 이끌겠지” 싶은 느낌은 덜한게 사실이에요.
그리고 미국은 장기 투자 문화가 잡혀 있어요. 연금, 펀드, ETF에 묶여 있는 자금이 많다 보니 시장에 꾸준히 돈이 들어오고, 기업들도 꾸준히 주가 관리를 하게 됩니다. 한국은 아직도 단기매매가 중심이고, 예적금 문화가 강해서 주식이 ‘장기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지 못했죠.
이런 환경 속에서, 같은 숫자의 실적이라도 미국 기업은 프리미엄을 받고, 한국 기업은 디스카운트를 받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자연스럽게 밸류에이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어요.
미국 기업은 PER 30배, 한국 기업은 8배. 이 수치만 보면 한국이 싸 보이지만, ‘왜 싸냐’에 대한 고민 없이 들어갔다간 오히려 손해 볼 수도 있습니다.
기업을 평가할 땐 숫자 자체보다, 그 숫자가 나오는 시장의 구조와 분위기를 같이 봐야 해요. 투자자 성향, 기업 문화, 산업 전망, 자본시장 환경… 이런 것들이 밸류에이션에 전부 녹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해외주식이든 한국주식이든, 중요한 건 수치의 맥락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겁니다. 그렇게 접근하면, 단순히 '싼 주식'이 아니라 '제값 받을 기업'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감사합니다.